-
아직 컴컴한 새벽, 포항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원불교 원봉공회와 공익부에서 포항 지진피해 심리지원단을 구성해서 흥해체육관에 상담텐트를 설치했고 원불교상담학회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세월호 사건 때 최초로 둥근마음상담연구소 상담원 7명이 진도체육관으로 달려가 갑작스레 자식을 잃고 당황하는 유가족 부모들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 이래,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물품과 음식뿐 아니라 심리적 지원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사람들이 재난을 경험하거나 목격하게 되면 많은 경우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긴장상태가 지속되는 등 극심
둥근마음 상담현장
임성희 교도
2017.12.15 15:38
-
3년 전 초등학교 상담사로 근무를 시작한 첫날 일이다. 여기저기 인사를 마치고 상담실로 들어와 청소를 하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순간 머릿속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소나기를 피해 급히 동굴로 들어오니 호랑이가 떡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아! 내가 소나기를 피해 호랑이 굴로 들어왔구나….'사실 나는 어린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상담 과정 중 아동상담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몇 번 하기는 했지만, 사실 어린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어려웠기에 편하지만은 않았다. 때문에 성인상담만 하겠다는 생각을 하
둥근마음 상담현장
이양묵 교도
2017.11.17 11:48
-
소장님을 처음 뵀던 원기91년 원불교상담연구회 총회 당시, 저는 상담심리 석사과정을 마치고, 상담심리사 자격을 막 취득한 때였습니다. (주)S전자 근무로 여유가 없었지만 원기94년 동작Wee센터에 교도 전문상담자로서 함께하게 됐습니다. 해마다 원불교상담연구회가 종법사님을 뵐 때 내려주신 원불교상담의 장래 '마음병 의사'에 대한 역할법문이 새롭게 느껴집니다.이후 안성교육지원청Wee센터, ㈜허그맘심리상담센터를 거쳐 지금은 병영생활전문상담관으로 연평해병부대에 근무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이 채용에는 모래상자치료사 자격도 제시
둥근마음 상담현장
김명성 교도
2017.10.20 16:47
-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다. 어제는 철이 다 든 아이처럼 의젓한 말을 하더니 오늘은 어린아이 같은 엉뚱한 행동으로 부모를 당황하게 만든다. 이런 모습을 대할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까지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할지 혼란스럽고 아이의 실망스러운 모습이 마치 부모 탓인 것 같아 괴롭기까지 하다.둥근마음상담연구소와 원불교청소년국이 함께 하고 있는 '청소년마음공부인성교육 심심풀이 ASM'프로그램에는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아이품은 맘'도 포함된다. 마음공부
둥근마음 상담현장
임성희 교도
2017.09.15 11:21
-
동작Wee센터에서 만난 고2 남학생 B는 한쪽 귀에 검정색 귀걸이를 착용하고 양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 앉은 상태였고, 먼저 인사한 나를 힐끗 보고는 다시 고개를 뒤로 젖혀버렸다. 나는 당황스러워 뒷말을 이어가지 못했고 그런 내 모습을 B는 탐탁찮은 눈으로 바라보았다.애써 배웠던 상담 이론은 날아가 버렸고,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초면의 성인을 대하듯 정중하게 대하기로 했다. B의 맞은편으로 가서, "많이 피곤한 모양이네? 어제 할 게 많았니?" 라고 조심스럽게 묻자 예상 밖으로 B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그 시
둥근마음 상담현장
이보은 교도
2017.08.18 14:36
-
감사하게도 상담 중에 내담자들로부터 에너지를 얻게 되고 그들의 변화에 기쁘고 행복한 한 주를 보내게 된다. 상담 전 잠시 눈을 감고 치료사로서 내면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비운다. 내 마음이 온통 내담자의 마음에 합일하기 위한 작업이자 나를 내담자의 내면으로 초대해 주는 귀한 시간이다."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아동에게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거슬리는 행동들은 그 아동의 성장에서 관심 받지 못하고 상처로 자리한 "나 좀 도와주세요"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엄마 태중에 있던 시기부터, 영아기의 무관심, 방치, 방임, 그리고 성장과정에서
둥근마음 상담현장
이영조 교도
2017.07.21 10:21
-
매년 지역의 독거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예방을 위한 집단모래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보통 70세 이상 80세 중반 어르신까지 5명이 주1회 참여하고, 총 12주의 기간을 거친다. 이 분들에게는 지나온 과거 회상을 통한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는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다.내가 만난 그 분들의 이야기는 일제시대, 6.25전쟁, 4.19혁명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한복판에 시대적 아픔이 삶에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그 시절에 얼마나 무서웠는지, 전쟁 통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부모와 형제는 어떻게 잃었는지… 등등 역사의 비극적인 단면들이
둥근마음 상담현장
정현정 교도
2017.06.23 10:45
-
어느 날 전화가 걸려왔다. "선생님 저예요, ○○예요" 하신다. "아, 어떻게 지내시나요" 하니 "상담이 끝났을 때처럼 마음이 편안하고 죽고 싶다거나 그런 마음은 없고요, 선생님 목소리 한번 듣고 싶어 전화했어요" 하신다. 처음 불길한 생각에 철렁했던 가슴이 편안해졌다.둥근마음상담연구소와 정부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상담했던 ○○씨는 시골 외할머니를 연상케 하는 수더분하시고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였다. 첫 대면에서 검사지를 주니 '나는 글 몰라요, 읽어주세요' 하셔서 깜짝 놀랐다. 70살이 되도록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는
둥근마음 상담현장
김혜연 교도
2017.05.19 15:37
-
'청소년 마음공부 인성교육 집단 프로그램 ASM'(이하 ASM)은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위해 교화훈련부 청소년국과 둥근마음상담연구소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원기98년에 시작해 이듬해 본격적인 개발 끝에 점점 학교와 청소년 관련 기관에서 실시했고, 이제는 전국의 많은 학교와 청소년 관련 기관에서 요청을 받는 프로그램이 됐다.그 중 하나로 학교폭력 예방 및 치유를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던 ASM을 서울 시내 모 복지관에서 실행했던 사례다. 초등학교 고학년들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수업에서 ASM을 실시했는데, 그 때 만난
둥근마음 상담현장
이보은 부소장
2017.04.21 10:20
-
얼마 전 70대 노인들의 자아정체성 회복 및 증진을 돕는 집단 프로그램이 3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노인들의 심리적 안정과 생활 적응을 통해 자아 통합을 돕는 목적으로 6명의 여성과 2명의 남성으로 어색하게 시작했다.남편의 오랜 무능력과 이기심으로 인해 힘들었던 노인 A의 삶이야기는 좀처럼 풀어지지 않는 남편에 대한 응어리로 이어졌다. 남편 대신 자녀들에게 쏟던 애정의 기대감은 핵가족 특성으로 인해 더욱 폭발적인 불만으로 되돌아오면서 심한 우울에 시달리고 있었다.과거 삶을 재정리하는 가운데 자신의 욕구분출 방식과 행동 패턴을 객관적으
둥근마음 상담현장
정조련 소장
2017.03.24 11:21
-
"상담을 해보니 네 탓이라고 원망하던 딸아이 문제는 내 탓 이었고요. 내덕이라고 짜증 부리던 일은 남편 덕이었더라고요. 그동안 허상만 좆으며 살았어요." 우울증상과 왕따 문제로 방문한 13세 B양 어머니의 상담 종료 감상담의 첫 내용이다. 청소년국 심심풀이 프로젝트 일환으로 둥근마음상담연구소에서 개발한 ASM(art& sun, mind) 마음공부 상담프로그램 사례 이야기다.수개월전 상담소를 찾은 B양 어머니는 딸의 학교 왕따 문제로 인한 우울증세로 의뢰된 가족상담 내담자들이었다. 히스테리로 인한 신체화증상인 수면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둥근마음 상담현장
정조련 소장
2017.02.17 11:10